진선문
지금 보시는 커다란 문이 진선문입니다.
진선이란 임금께 바른말을 올린다는 뜻입니다.
임금이 계시는 정전의 영역으로 들어가는 입구이므로 올바른 정치를 기원하는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영조 때엔 이곳에 신문고가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신문고는 커다란 북이었습니다.
억울하고 원통한 일을 당한 백성이 신문고를 두드려 임금에게 직접 호소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진선문 안으로 들어서면 넓은 마당이 나옵니다.
저 앞으로 왕비전으로 가는 숙장문이 보이고 왼쪽 가운데에 임금이 계시는 인정전으로 가는 인정문이 있습니다.
마당이 살짝 숙장문 쪽으로 좁아지는 사다리꼴 모양입니다.
여느 궁궐과 다르게 이렇게 반듯하지 않은 마당도 있다는 것이 신기합니다.
뿐만 아니라 보통 궁궐은 정문에서 임금이 계신 곳까지 일직선으로 뚫려 있지만 이곳 창덕궁만은 돈화문을 들어와 90도로 꺾어져 금천교를 건너야 하고 임금이 계신 인정전에 가기 위해서는 다시 인정문 쪽으로 90도를 돌아서야 들어갈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 자연지형과의 조화를 중요시한 창덕궁의 건축철학을 엿볼 수 있습니다.
이곳도 금천교와 마찬가지로 삼도가 보이시죠?
밤에도 환하게 빛을 반사하는 박석으로 길을 냈습니다.
가운데는 임금이 지나는 어도, 양쪽은 신하의 길이며 높낮이가 차례로 되어 있어 빗물이 자연스럽게 빠지도록 만들어져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