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법언해』는 장교 및 군사들을 대상으로 한 군사 훈련 교재다. 숙종 대 무장 최숙(崔橚, 1636~1698)이 한자를 잘 모르는 장교나 군사들이 쉽게 진법을 익히도록 한글로 『병학지남(兵學指南)』 가운데 군사 조련에 필요한 내용을 가감하고, 새로운 내용을 덧붙여서 펴낸 병학서다. 이 책의 원본이라 할 수 있는 『병학지남』은 임진왜란 이후 조선의 군대에서 가장 널리 쓰인 군사 훈련 교재로 『기효신서(紀效新書)』 가운데 군사 훈련의 요점을 뽑아 만든 병서다. 『기효신서』는 명 장수 척계광(戚繼光, 1528~1588)이 중국의 남방지역에 자주 출몰하는 왜구를 소탕하는 과정에서 창안한 병법으로 보병 전술이 핵심이다.
『진법언해』는 현재 2종이 현전하며 조사 대상본은 『병학지남』의 간행 뒤에도 군사 조련에 초점을 맞춘 『진법언해』의 활용과 유용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 『진법언해』는 『병학지남』을 “일상적인[肉談]” 한글로 “해석”한 책으로 군사 훈련에 초점이 있다. 그런데 『병학지남』의 내용을 그대로 담은 것이 아니라 20% 정도는 편찬자의 독창적인 의견을 첨부했다는 점에서 조선 후기 무장 및 무관들의 군사 전략에 접근할 수 있는 중요한 병서라 할 수 있다. 더불어 『기효신서』의 요약판이라 할 수 있는 『병학지남』을 또다시 편집하여 군사 훈련서로 재탄생시킨 책은 현재 『진법언해』가 유일하다. 『진법언해』는 거의 최초의 한글 전용 문헌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