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무형유산 가곡
나레이션 :
현대인이 듣기에는 어쩌면 너무 낯선 이 음악.. 이 노래...
이것이 바로, ‘가곡(歌曲)’이라는 것이다.
우리의 것임에도.. 그닥 익숙하진 않지만, 가만히 마음과 귀를 기울여 보면..
놀랄 만큼 아름다운 노래...
학창시절 음악 교과서에 실려 익히 아는, 홍난파 작곡의 가곡이라든가.. 슈베르트의 ‘숭어’와 같은 가곡을 일컫는 게 아니다.
우리 선조들의 감성과 정한이 그대로 담긴.. 우리나라의 전통 가곡이다.
인터뷰 : 김영운 교수
우리민족이 예부터 불러오던 성악곡, 노래라고하면 아마 신라시대의 향가라는 음악이 있었다는 것, 다들 아실거구요 또 고려시대에는 고려속요, 고려가요라고하는 노래들이 있었습니다. 이처럼 역사가 변천해오면서 그때그때마다 그 시대 사람들이 즐겼던 음악들이 조금은 모습을 달리해가죠,
그래서 가곡의 역사적인 기원을 찾아본다면 고려 말기의 음악과 맥락을 대고 있다 이런 것은 학자들의 연구결과에 의해서 밝혀지고 있습니다.
나레이션 :
1964년에 중요무형문화재 제 30호로 지정된 가곡은 조선 후기 풍류방에서.. 사대부나 중인계층의 가객들에 의해 전승됐다. 2010년에는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도 지정되어, 후세에 전해질 소중한 문화유산으로서 세계에서 인정받기도 했다.
인터뷰 : 김영운 교수
가곡, 가사, 시조 이 세 가지의 음악을 가리켜서 흔히 정가라고 해요, 그리고 오늘날 가곡을 부르시는 전문가 분들은 시조도 부르실 수 있고 가사도 아주 잘 부릅니다.
그러니까 이 세 가지 음악은 매우 가까운 인접장르라고 이야기할 수가 있죠.
그렇지만은 그 세 장르 가운데서 가장 예술성이 뛰어난 음악이라고 하면 당연히 가곡을 첫손에 꼽게 됩니다.
왜 그런가 하면 시조의 경우는 이를테면 평시조, 지름시조, 사설시조 이렇게 몇 가지 종류가 있기는 하지만 평시조 한곡만 배우면 그 멜로디에다가 자기가 알고 있는 어떤 시조시던지 가사를 삼아서 노래를 부를 수 있는 거예요.
그러다 보니까 음악적으로는 비교적 단순하고 그렇게 어렵지 않거든요. 거기에 비해서 가곡의 경우는 노랫말이 달라지면 거기에 따른 곡조도 달라지고, 또 반주선율도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까 문학인 노랫말과 음악인 선율이 혼연일체를 이루어서 잘 조화를 이루는 그런 음악이고, 거기에 성악과 기악이 서로 섞여서 조화를 이루어 낸다는 점에서 인접장르인 가사나 시조에 비해서는 가곡이 월등한 예술성을 지니고 있는 것이죠.
나레이션 : 전통가곡은 16박 또는 10박의 장구장단 반주에 의해 연주되고,
우조(羽調)와 계면조(界面調)로 짜여졌으며,
24곡으로 ‘한 바탕’을 이루고,
사람의 구분에 따라서 ‘남창가곡’, ‘여창가곡’, ‘남녀창가곡’ 등으로 나뉜다.
인터뷰 : 한자이 인간문화재
우조와 계면조는요,
우조는 화평정대한 느낌이 듭니다. 음계는 황, 태, 중, 임, 남 5음계를 씁니다. 그리고 서양음악에서 하는 장조와 같다고 하면 되고요
계면조는 슬프고 애절한 느낌입니다. 그래서 황, 협, 중, 임, 무 이런 음을 씁니다.
서양음악으로 치면 단조와 같다 이렇게 설명할 수 있습니다.
나레이션 :
현재 전승되고 있는 가곡은 우조, 계면조를 포함하여 남창 스물 여섯곡, 여창 열다섯곡 등 모두 마흔 한 곡이 전승되고 있다.
인터뷰 : 김영운 교수
조선 전기, 중기에는 오늘날 가곡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대엽조의 악곡들이 널리 불려졌었습니다. 그러다가 조선 후기가 되면 만대엽, 중대엽, 삭대엽 가운데서 삭대엽만이 이제 대중들이 즐기는 음악이 됐어요.
그런데 그 삭대엽 곡조가 처음에는 한곡이었지만은 이제 네 개의 악조로 각각 서너 곡씩 곡이 분할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것이 후대로 내려오면서 거기서 다양한 파생곡들이 나타나게 되죠. 그래서 지금은 남창으로 부를 수 있는 곡이 26곡, 여창으로 부를 수 있는 곡이 15곡, 그래서 큼직하게 나누어 보더라도 40곡이 넘는 가곡악곡이 전승되고 있고, 그 각각의 악곡에 또 노랫말을 그때그때 바꾸어가면서 부를 수 있는 곡까지 친다면 200여곡 가까운 레퍼토리가 형성이 되어있어요.
나레이션 :
여창가곡은 남창가곡을 여자가 부를 수 있도록 조금 변형시킨 것으로 남창과 거의 동일하다. 다만, 여창특유의 섬세함이 돋보이는 선율과 높은 음역의 속소리를 내는 점이 다르다.
인터뷰 : 한자이 인간문화재
학율성가의 후예들이 전승을 해주셨습니다. 이주완 선생님 또 이병선 선생님, 김월하 선생님 지금 그 외에도 현재 가객이 많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대전에서는 제가 현재 12명의 이수자가 있습니다. 그리고 30여명의 전수자를 지금 교육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나레이션 :
우리의 음악과 목소리가 얼마나 귀하고 아름다운지..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되기를... 마음 속 깊은 곳에서부터 느끼게 되기를... 인간문화재 한자이 선생은 소망한다고 한다.
인터뷰 : 한자이 인간문화재
일반인들이 얼른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노래가 느리다, 재미가 없다, 이렇게 느껴지는데요, 예전보다는 그래도 나아지고 있습니다. 공연을 한번 한다고 하면은 많은 사람들이 전에는 영 찾지 않았습니다마는 유네스코에 지금 가곡이 등재된 이후로는 그래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나레이션 : 전통 가곡... 우리의 것임에도 낯선 아름다움...
이 낯섦 속에 숨어 있는 형용 못 할 미의 세계...
그 어떤 언어, 예술보다.. 날카롭고 애닮거나...
때로는 부드럽기 그지없는 삶의 이야기들...
그 모든 것들을 귀하디 귀하게 발견한 오늘날의 젊은 가객들이..
이 21세기에도 여전히 살아 숨 쉬는 ‘우리의 노래’를 부르고 있다.
인터뷰 : 한자이 인간문화재
가급 학교에서 좀 더 심도 있는 소개와 교육이 필요하구요, 또 사회단체들도 우리전통문화 중에 이 보석 같은 가곡에 대해서 관심을 가져서 전승하고, 이렇게 연주회도 하고 소개하고 이러한 기회들 많이 만들어졌으면 좋겠습니다.
나레이션 :
지금은, 우리보다 어쩌면...
세계인들이 더 동경하며 바라보고 있을지 모를
‘우리의 노래’를.
이제...
우리가 ‘우리의 노래’를 좀 더 바라보고
귀와 마음을 기울여야 하리라...